여행 후기

남부투어, 강채원 가이드님. 후기 겸 건의 사항.

권나연    20대, 기타
2018-08-06 조회수 697

8월 1일. 강채원 가이드 분과 함께 시원하고 커다란 버스로 다같이 이동해서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남부투어에 대한 간단한 후기를 남기자면 우선 버스로 무려 당일치기로 남부를 돌고 오는 한국인만 가능한 무식하고 용감한 코스인데 개별 여행자로서 도전하기는 어려운 코스임은 분명합니다. 교통편도 찾기 어렵고 버스로 한꺼번에 이동하는것이 최선인 코스입니다.
다만 색채가 다른 곳을 하루에 도는 것이 조금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을텐데요, 가이드분께서도 남부 해안 투어가 폼페이 투어와 같이 진행되는 부분이라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셨는데 동의합니다. 매번 남부의 해안가를 기대하고 오는 사람과 폼페이를 기대하고 오는 사람의 수가 다를 수 있어 조정이 힘드실거같다는 생각을 했고, 때문에 폼페이 시간이 다소 적어도 꽤나 뜨거운 햇볕 아래서 무리 없이 진행되는 일정에 맞추는 것이니 아쉽지만은 않았어요.
점심 식사는 수준 이하였지만 어딜 가나 단체는 그런 편이니 불평하기 힘들겠죠. 다만 식사 중시하시는 분들은 따로 드시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강채원 가이드님에게 따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투어 후기를 작성합니다. 투어 내내 많은 것들을 설명해주시려고 했고, 버스 운행 중 내내 마이크를 놓지 않는 열정을 보이신 가이드 분이 더운 날씨에도 최선을 다하시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명 하시는 것들 열심히 들었는데, 화장실을 찾는 부분에 대해서 “삐삐 까까” 발언은 재미로 하신건지 진심이신건지 의아하고 솔직히 충격받은 부분이 있어서 회사나 가이드분에게서 직접 설명을 듣고싶습니다. 제가 지나치게 진지한거라면 할말은 없지만 어르신분들이나 젊은 사람들이나 한국인 관광객들이 이탈리아 돌아다니며 똥 오줌을 외치고 다니는게 결코 좋아보이지 않아서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천박해 보일 수 있고, 몰상식해 보이는데 어렵지 않은 반뇨나 차라리 영어로 Toilette 찾는게 나아보여요. 재밌지도 않았고 충격적이었어요. 가이드분이 나이대 다양한 분들을 모셔놓고 3-5 영유아식 표현을 가르치며 어르신의 삐까삐까 일화?도 웃긴 일화쯤으로 생각하시다니요. 어디서 한국인들이 단체로 무시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서 진심으로 그런 단어 투어중 알려주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 멘트가 투어퍼즐에서 내내 사용되는 멘트라면 굉장히 실망스러울거같습니다. 설명을 부탁하고 앞으로의 투어에 반영해주시면 좋겠어요.

GUIDE

안녕하세요. 강채원 가이드입니다.
권나연 손님께서 작성하신 피드백을 잘 읽어봤습니다. 혼자 가기엔 무리인 곳, 그리고 시간이 없는 손님들을 위해서 큰 대형버스로 이동하는 남부투어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셨습니다. 하지만 투어를 선택하는 손님들에게 후기가 큰 영향을 끼칠 것을 알고 있기에 집고 넘어갈 부분들에 대해 답글 남기겠습니다. :-)

식당 관련부터 말씀을 드리면 아침에 설명드리다시피 식당에 관해서도 저는 강압적으로 식사를 꼭 무조건적으로 해야한다고 말씀드리지 않고, 아무래도 폼페이 지역 특성상 근처에 식사를 할 만한 마땅한 식당이 없다보니 사전에 미리 안내를 드리면서 이곳에서 이렇게 식사를 하고, 가격은 이렇다 라고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말씀 주신 것 처럼 폼페이 지역의 식당이 열악하다보니 모든 고객님들의 입맛에 맞추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투어 중 멘트와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면 제가 그 일화를 말씀드리기 전에 정확한 이탈리아 문장을 말씀드립니다.
“포지타노에 내려가면, 자유시간이 적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을 찾으실 때 가이드가 한 분, 한 분 다 안내해드릴 수 없기에 보통 바에 물이나 커피를 사 드시고 화장실에 가시면 됩니다. 그러면 이탈리아 말로 화장실은 어디예요? 라는 말이 “Dove e il bagno?” 라고 얘기하시면 됩니다. 도베는 장 소의문사, 일 반뇨는 정관사가 붙은 화장실입니다. 근데 아무리 반복해도 어렵다 하시면, 간단한 단어로 우리 나라에서 이미 쓰고 있는 단어가 이탈리아에서는 대변, 소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라는 멘트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이탈리아어로 설명을 드린 후 유머스럽게 자는 손님들을 깨워드릴 요량으로 설명을 드리는 멘트에서 기분이 나쁘셨던 것 같습니다.

그 우스겟소리에 피드백이 들어온 일은 사실 가이드 일을 하고 이번이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기도 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손님들을 우스겟거리나, 욕되이게 보이려고 멘트를 만들어 한다고 하면 그건 완전 가이드로 자질이 없고 권나연 손님이 느끼셨던 것 처럼 마이크를 놓지 않고 설명을 계속 하는 일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듭니다. 역사적 사실에 관한 얘기 없이 우스갯소리만 떠들었던 투어도 아니였고, 나름 강약을 지키며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가이드로서 모든 고객님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은 매번 어려운 숙제 같습니다.

각자가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재미있게 유머로 듣고 웃고 넘기는 번면,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인상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으니 조심하고 시정하는 방향을 찾아보겠습니다. 하지만, 권나연 손님께서 오해하고 있으신 부분에서는 집고 넘어가야한다는 생각에 이렇게 길게 댓글 달았습니다.
다음에 또 이탈리아에 오시면 조금더 달라진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