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 이탈리아의 더위가 너무 강했던 날 저는 투어퍼즐에서 진행하는 바티칸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알람을 듣지 못해 아침도 못먹고 열심히 뛰어가 겨우 투어시간에 도착한 저는 가이드님의 성함도 모른채 바티칸으로 지하철을 탔습니다.
개장하기 전이었지만 티켓을 사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 많았고 가이드님의 빠른 출발로 저희는 다행히 그늘에서 기다릴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면서 바티칸의 국가의 형성과정과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관계를 들으면서
여행을 준비하면서 교양 수업도 듣고 책도 읽었지만 그 안에 담겨져 있지 않은 사실들을 들으면서
왜 가이드를 돈을 내고 해야하는지 알았습니다.
바티칸의 수많은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뭐니뭐니 해도 라파엘로 방의 '아테네 학당', 시스티나 소성당에 그려져 있는 '최후의 만찬'과 '최후의 심판', '베드로 광장'과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피에타'. 입니다.
제가 가장 꼭 눈으로 보고 싶었던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이공게열인 저에게 그나마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그리스 철학자들의 그림들을 모은 그림은 저의 흥미를 사기 충분했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조각가 미켈란젤로의 벽화 최후의 만찬과 최후의 심판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듣고 보니 그림에서 느껴지는 웅장함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가 겪었을 고통들이 느껴지면서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힘을 주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괴팍한 성격 또한 재밌었어요.)
그리고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베르도 광장. 비록 두오모에 올라갈 현찰을 들고 오지 않아 두오모에서 바라보지 않았지만 베드로 광장은 제가 여행 중 봤던 수많은 광장 중 단언컨대 최고의 광장이었습니다.
김기덕 감독 영화 피에타 떄문에 실제로 보고 싶었던 피에타는 유리벽에 의하여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정말 보는 순간 소름이 끼쳤습니다. 분명히 성모마리아는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데 왜 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 같지요... 악마가 만든 조각이라며 피에타를 정으로 내리쳤다는 헝가리 조각가, 그의 행동은 이해가 안되지만 정말 인간의 만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공감이 가네요. 다각도에서 꼭 보고 싶은 피에타입니다.
제가 루브르, 대영, 바티칸 세계 3대 박물관을 모두 가보았지만 전문가이드 투어는 바티칸 투어만 했는데요. 갔다오고 나서 느낀 것은 바티칸>>>루브르>대영인것 같습니다. 루브르와 대영은 오디오 가이드와 책을 들고 가서 찾았지만 단순히 그림에 대한 설명만 있고 작가의 생애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고 또 제가 모든 작품을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중요도를 매기기에는 예술적 안목이 떨어지니까 작품을 볼수록 지치더라고요. 다른데 돈 아끼시더라도 박물관 투어는 꼭 하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더운 날에도 뒤쳐진 일행들까지 챙겨가며 너무 고생하신 김현정 가이드님 덕분에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갑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p.s. 바티칸 투어 중간에 가는 음식점 (올드브릿지옆)에서 봉골레 파스타는 시키지 마세요.
올드브릿지는 음식점 들어가기 전에는 줄이 없지만 밥을 다 먹고 나면 같이 들어간 한국인들에 의하여 줄이 깁니다. 조금 일찍 나와서 가세요.
다빈치 코드 2 - 천사와 악마를 미리 보고 가고 갔다와서 본다면, 총 2번 보세요. 느낌이 색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