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내 인생 젤라또는 파씨 인생여행은 바티칸!

강해우    
2016-02-10 조회수 2,188

앞으로 몇분간 적을 글은 제 인생 첫번째 여행 가이드투어 후기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신중히 쓰고 싶습니다. 처음 쓰기 때문에 서투를 수도 있어서 이 글 하나가 상처가 될 수도 있고 하루를 지내는 데에 큰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사실 조심스레 글을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어 당시에 감정과 느낌을 최대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생생하게 전달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혼자 유럽여행을 하면서 4주차에 접어들어서 여행에 조금은 지쳐서 새로운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여러 로마 여행명소들이 제 기대에 훨씬 못미치더군요. 그러다가 숙소에서 우연히 만난 분들을 따라 바티칸 투어를 가게 되었죠. 현장예약도 가능해서 함께 할수 있었고 일단 가격이 저렴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름을 밝혀도 될지 모르겠지만 당일 투어 가이드를 해주시는 분이 박혜리 가이드님이셨던건 제 인생에서 큰 행운 중 하나였습니다.
당일 아침에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으시면서 한국인들을 모두 챙겨주시더군요. 일단 모든 여행 가이드들이 재미있고 잘 챙겨주는 건 당연할테니 이런 흔한 부분에 대해선 자세하게 서술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날 감동받은 이유는 크게 네가지입니다.
첫번째는 힘든 내색 안하시고 굉장히 조리있게 말씀을 재밌게하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시간가량 천지창조와 최후의심판에 대해 설명하실 때 한순간도 지루하지않게 이야기 흐름의 완급조절이 완벽하셨습니다. 투어하시는 분들의 반응이 자연스레 나왔고 가이드님의 자연스런 관객참여가 인상 깊어서 작품내용이 흥미로웠고 더욱 기억에 잘 남았습니다. 저도 말하는 것 좋아하고 말이 많아서 이런 부분에서는 정말 존경스럽더군요
두번째는 간단한 건데 제가 열심히 듣고 재미있어 하니 먹을걸 챙겨주시더군요....이 내용을 쓸지말지 고민 굉장히했어요..(다른 분들이 질투할 수도 있어서?) 그래도 먹을거에 저란 사람은...이때 굉장히 감동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ㅎㅎㅎ 전 먹을거 주는 사람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두번째 내용은 조금 우스갯 소리로 한거지만 세번째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지금 자세하게 쓰면 스포일러가 될테니 간단하게 적자면 피에타에 대한 성모마리아의 모성애에 대한 설명을 하셨을 때입니다. 가이드님 본인의 어머님과 있었던 경험담을 곁들여서 설명해주셨는데 설명당시 조금 울컥하셨는지 눈가가 촉촉해진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몇주간의 여행동안 조금은 잊고 있었던 가족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나는 지금 재미있고 편하게 여행하지만 가족들이 걱정과 그리움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피에타그림이 담긴 엽서까지 살정도로 이 작품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사실 제 여행 최고의 감동을 가져다주신 건 진심을 담아 설명해주신 가이드님이시죠! 잊고 있던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감명받았던 것은 설명을 다 마쳐서 해산하고 성 베드로 대성당입장을 위해 각자 줄을 서서 기다릴 때입니다. 가이드가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서 저희가 줄 서는 것을 마치 물가에 내놓은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님과 같이 지켜봐주시더라구요. 그 때 이 분은 정말 투어가이드하는것을 좋아하시고 즐기시는 분이구나 하는것을 격하게 느꼈습니다. 분명히 돈을 지불하고 하루 만나고 헤어짐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람대 사람으로 대하시는 모습이 제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도 그 짧은시간에 정이 들었는지 헤어지는 것이 정말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연락처도 받아서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추후에 이러저러해서 정말 감사했고 행복했다고 연락을 드렸더니 가이드님께서 오히려 더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씀해주셨네요. 그리고 덧붙여서 서로 행복하다고 주장하는데 본인께서 더 행복하다고 하시더라구요..제 지쳐가던 여행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 그 이후 더 재미있고 활기차게 여행을 할 수있었지만 그날은 제가 가이드님보다 덜 행복하다고 양보했습니다..ㅎㅎ 왜냐하면 가이드님께서 가이드로서의 본인 가치를 느끼시고 정말 행복해하시는게 핸드폰 너머로 느껴졌기 때문이죠
오랜만에 길게 쓰는 글이라서 조금 글이 지루하고 난잡한 것 같네요. 하지만 저는 제 인생 엄청난 경험이었던 당일을 정리하면서 많은 분들이 당시의 제가 받은 느낌과 감정을 간접체험하고 나중에는 직접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에 여행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핸드폰 자판 꾹꾹 눌러서 남깁니다. 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인 느낌 이외에 많은 것들에 감명을 받고 한달의 여행일정 중 가장 소중한 기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꼭 다시 찾아뵐게요!!

GUIDE

소중한 추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유럽여행이 더욱 즐거울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